Claude Code 쓰는 개발자는 많은데 왜 팀의 성과는 그대로일까?

Claude Code 쓰는 개발자는 많은데 왜 팀의 성과는 그대로일까? 1/ 개발자당 코드 생산량은 곧 N배로 늘어나지만, 제품팀의 생산성은 N배가 되지 않는다. 2025년은 AI 코딩의 해였다. 다들 회고 글에 쓰시던데 완전 동의한다. 올 초만 해도 긴가민가했지...

2026. 01. 04·linkedin에 발행

Claude Code 쓰는 개발자는 많은데 왜 팀의 성과는 그대로일까?

1/ 개발자당 코드 생산량은 곧 N배로 늘어나지만, 제품팀의 생산성은 N배가 되지 않는다.

2025년은 AI 코딩의 해였다. 다들 회고 글에 쓰시던데 완전 동의한다.

올 초만 해도 긴가민가했지만, 이제는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다. 클로드 코드가 나온 게 겨우 6월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AI 코딩 도구는 2026년에도 계속 발전할 것이다. 이제 개발자는 ‘코드 타이핑’ 대신 코딩 에이전트 군단을 관리한다. 인당 코드 생산량은 N배로 폭발한다.

하지만, 제품팀의 생산성이 N배가 되지 않는다. 코드 작성은 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고객 인터뷰, 기획, 디자인, 보안 검토, 코드 리뷰, 로깅, QA, 배포, 운영…

2/ 일부만 빨라지면 병목이 생긴다.

<더 골>이라는 경영 소설이 있다. 주인공은 공장장이다.

‘우리 공장에 산업 로봇도 도입했다. 사람들도 교대없이 계속 일한다. 그런데 왜 악성 재고만 쌓이고, 데드라인은 놓치고, 실적은 그대로일까?’

전체 속도는 가장 빠른 부분이 아니라 병목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프로세스는 그대로인데 특정 부분만 로봇을 도입해서 빨라졌다. 그러면 상대적인 병목 자원이 생긴다. 병목을 보고 최적화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제약 이론)

AI 코딩도 마찬가지다. ‘코딩 로봇’이 엄청난 속도로 코드를 찍어낸다. 하지만 프로세스는 모두 예전의 코딩 속도를 기준으로 설계됐다. 고객 인터뷰와 기획이 갑자기 10배 빨라질 수는 없다. 새로운 병목이 발생한다.

3/ 조직은 개인만큼 변화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개발자 개인의 삶은 엄청 달라진다. 딸-깍하고 칼퇴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코딩이 아닌 다른 일 (기획, UX, 커뮤니케이션)에 시간을 쓰기도 하고, 혹은 멀티 스택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멋진 일이다.

하지만 조직과 프로세스에 변화가 없다면, ‘이 많은 LLM 비용을 쓰고 우리 회사 성과가 그만큼 늘었나?’ 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이건 개인의 AI 숙련도나, 기술 수준 문제가 아니다.

(큰 기업 얘기다. 신생/1인 조직은 프로세스 재설게가 쉬울테니 더 업사이드를 누릴 것이다.)

4/ 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진짜 목적은 ‘고객 가치 전달’이다

<더 골>에서 공장장은 괴로워하다가, 멘토인 요나 교수를 찾아간다. 답을 알려달라는 공장장에게 요나 교수는 엉뚱한 질문을 한다.

‘기업의 진정한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나?’

공장장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화두를 붙든 끝에 답을 찾아낸다.

‘소프트웨어 제품팀의 진정한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나?’

나에게 묻는다. AI를 통해 더 많은 코드를 쓰는 게 목적은 아니다. 소프트웨어 제품팀의 목적은 고객 가치 전달이다. 개발자의 역할은 기술로 어떻게든 그걸 해내는 것이다.

5/ AI로 ‘팀의 속력’을 높이는 일

제품을 성공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내가 배운 유일한 선행 지표는 ‘개선/실험의 속력’이다. 나는 AI가 준 생산성이 팀이 개선/학습하는 속도가 되도록 만들고 싶다.

예를 들자면, E2E 테스트. 그동안 E2E 테스트는 작성/유지 비용 때문에 현실적인 벽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관점이 바뀔 거라고 확신한다.

이제 AI가 테스트를 작성한다. ROI 계산이 완전히 바뀐다. E2E 테스트를 필수로 하고, AI 코딩 생산성 증분을 E2E 테스트 유지보수에 붓는다면? 이후 코드 리뷰, QA 부하를 훨씬 줄일 수 있다.

기능 코드 작성량은 줄어도 전체 팀 속력은 빨라진다. (<더 골>에서 공장장은 병목의 부하량을 덜어내 비병목 자원으로 옮겨 문제를 해결한다.)

LLM을 이해하고, 도구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노력도 재밌다. 계속 할 거다. 하지만 그건 솔직히 다른 킹갓 개발자님들도 다 잘하시는 거다. 나는 팀의 최적화에 더 관심이 많고, 잘할 자신이 있다.

그래서 올해 내 화두는 ‘어떻게 AI로 제품 이터레이션을 도는 속력을 높일 수 있을까?‘다.

답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새로운 게 너무 많고 혼란스럽다. 하지만! ‘AI 잘 써서 딸-깍하고 칼퇴하자!’로 만족하고 싶지는 않다. 다양한 시행착오와 실험을 해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