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을 잘 하는 방법] 얼마 전 점심 시간.
[의사소통을 잘 하는 방법] 얼마 전 점심 시간. 집 근처 식당에 밥을 먹으러 들어갔다. “고등어 정식 하나요.” 주방에서 대화 소리가 들렸다. 남자 직원 분이 가게를 나갔다. 그러자 여자 직원분은 문으로 가더니 뭔가를 써붙였다. 내 고등어 정식이 나왔다. 한창...
[의사소통을 잘 하는 방법]
얼마 전 점심 시간. 집 근처 식당에 밥을 먹으러 들어갔다. “고등어 정식 하나요.”
주방에서 대화 소리가 들렸다. 남자 직원 분이 가게를 나갔다. 그러자 여자 직원분은 문으로 가더니 뭔가를 써붙였다.
내 고등어 정식이 나왔다. 한창 먹고 있는데 딸랑- 하며 문이 열렸다.
40대 정도 돼보이는 여성분이 조심스럽게 물으셨다. “지금 식사 되나요?”
여자 직원이 미간은 찌푸리는데 입은 웃는 표정으로 말했다. “거기 써붙여 놨는데요. 저희 병원에 가느라고..”
여성분이 한번 더 물었다. “그럼 지금 안 돼요?”
직원분이 답했다. “네네, 죄송합니다”
여성분은 밥을 먹고 있는 나를 한번 보더니, 돌아서 매장을 나갔다.
‘아까 써붙이던 게 그거였나보다. 내가 마지막 점심 손님이었나 보네’ 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또 한번 문이 열렸다. 이번엔 남자 회사원 둘이었다.
“식사 돼요~?”
여자 직원의 짜증 레벨이 살짝 더 올라간 게 보였다. “아니… 지금 저희가 병원에 가가지구요. 그 앞에 써붙여놨는데 안 보이시는가 보네.”
“안 된다는 거죠?” 남자가 말했다.
“네, 네 죄송합니다~”
남자 둘이 나가자, 여자 직원분은 문 앞으로 가서 자기가 써붙여놓은 걸 확인했다. ‘병원에 다녀오느라 5시에 영업 시작합니다’
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사람들이 이걸 안 보네..”
나는 이 대화를 바로 앞에서 듣고 기분이 좋아졌다. 좋은 커뮤니케이션 사례를 하나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에 써먹어야지! 바로 핸드폰을 꺼내서 메모를 해두었다.
‘여자 직원과 손님들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의사소통을 잘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말하면 된다.
‘식사 돼요?’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직원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지금 직원이 병원에 가서 요리를 할 수가 없는데..’ ‘아니 분명히 내가 써놨는데.. 왜 사람들이 안 보고 자꾸 들어와서 물어보는 거지?’
그래서 이렇게 답을 했을 것 같다. “아니, 지금 병원에 가가지구요. 그 앞에 써붙여놨는데.. 안 보이시는가 보네.”
이걸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직원이 병원에 갔는지, 써붙여놨는데 못봤는지가 중요한가? 전혀 아니다.
그래서 손님들은 하나 같이 이렇게 물었다. “그래서 식사 안 돼요?”
그 사람이 지금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지금 대화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지금 식사를 할 수 없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게 다다.
우리는 보통 내 입장을 얘기한다. 영업을 할 수 없는 병원 방문이라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고, 나는 성의있게 문 앞에다 그것을 써붙여놓기까지 했다라는 사실. 하지만 그걸 안보고 사람들은 자꾸 물어본다는 사실.
억울함과 귀찮음을 남들에게 조금이나마 표현하려 한다. 그게 우리의 즉각적인 감정이니까.
맞다. 손님들이 잘못 했을 수도 있고, 틀렸을 수도 있다. 진짜 대문짝만하게 썼는데 못 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가게 안에 들어와서 직원에게 물어본 순간,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데는 다 어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써붙인 건 봤지만, 이미 밥을 먹고 있는 나를 봤을 수도 있고. 써붙인 게 무슨 뜻인지 이해못했을 수도 있고.
손님(상대방)이 생각하기에는 다 합리적인 행동이다. 이게 정말 중요하다.
사람들이 하는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고, 그 사람의 현재 감정과 입장에서는 철저히 합리적이다.
그래서 합리적으로 해결을 하려면,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말을 해야 한다.
차라리 나라면 일단 식사가 안 된다, 라고 먼저 친절하게 얘기를 한 다음, 따라나가면서 이렇게 물어봤을 것 같다.
‘혹시 들어오면서 종이가 보이셨나요?’ 최대한 비난처럼 들리지 않게끔.
여기에서 ‘소통의 목적’은 이 사람한테 왜 들어왔는지 따지는 게 아니다. 더 이상 사람들이 오해해서 식당에 들어오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전달한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제대로 안 들어갔구나. 라고 가정해야한다.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했으니까, 내가 제대로 전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종이가 보였는데도 들어왔다면 문구를 바꿔본다. 종이가 안 보이면 보이게 바꿔본다. 등등.
하지만 여직원은 손님이 나가자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이걸 안 보네..”
기본적으로 세상 사람들은 오직 자기의 문제와 입장에만 관심이 있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다.
바꿔말하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말할 수 있으면, 엄청난 문제 해결력이 생긴다.
상대방이 원하는 걸 다 들어줘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내 입장’을 얘기하는 건 보통 ‘내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안된다. 오히려 상대방의 입장에서 말을 하면, 대화의 ‘목적’은 오히려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만약 식당 직원이 ‘써붙여놨는데도 자꾸 물어보는 짜증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원하는 바를 쉽게 달성했을 거다.
짧은 대화로도 이런 소통 방식의 차이를 볼 수 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메시지 한두 줄로도 이 분이 소통 잘하는 사람인지 아닌지가 느껴진다.
여러분도 한번 내가 들은 말을 곱씹어보시면 어떨지. 오늘 그 사람이 나한테 한 말은 본인 입장에서 한 말이었을까, 내 입장에서 한 말이었을까?
결론: 소통을 잘하려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