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대중적이다

좋아요 받는 글쓰기 프로젝트 중간 점검

2020. 06. 08·published in 러닝맨
writing, challenge

좋아요 받는 글쓰기 프로젝트

내 2020년 목표는 글쓰기 실력을 높이는 거다. 명확한 목표가 필요하다 고 생각했다. 한 달 전에 측정 지표를 정했다. 페이스북 좋아요다. 목표는 주간 평균 100개.

이전 글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원래 목표는 70개였다. 하지만… 70개는 너무 빨리 달성해버렸다.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하자마자 2주 연속 70개를 넘었다.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좀 더 포부를 담아 100개라는 목표를 정했다. 매주 평균 100개라니… 고양이나 미녀 사진이 아니라면 매우 빡세다. 보통 사람이 올린 글에 100개가 찍힌 걸 본 적이 얼마나 자주 있는가? 하지만 해보니 완전 불가능해보이지도 않았다. 5월 한달 간 꾸준히 콘텐츠를 올렸다.

좋아요 수치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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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선형은 아니지만, 목표를 세운 4월달부터 5월까지 꾸준히 평균 좋아요가 상승했다. 5월 4주차에는 일시적으로 100을 넘기도 했다! (비교를 위해 2019년 8월 데이터를 넣었다. 페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때다.)

꽤 고무적인 성과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반응이 좋았다. 아직 안정적으로 평균 100개가 나오진 않지만, 업다운을 반복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늘은 중간 회고다. 잘한 것, 못한 것, 시도할 것을 생각해봤다.

잘한 것: 매일 글쓰기

평소 매일 글을 쓴다. 매일 써놓고 그 중 공개하는 건 거의 없었다. 페이스북에는 주로 기사를 공유했다. 공유 1~2번에 내 글 1번 정도랄까? 그러다 이제 일주일에 2개 정도 꾸준히 글을 올렸다. 그게 다다. 평소 쓰던 비공개 글을 (물론 약간 검열을 가미해서) 올렸을 뿐인데 꽤 반응이 좋았다.

좋아요는 어디까지나 ‘내가 좋은 글을 쓰고 있는가’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였다. 좋아요 100개를 달성하겠다고 무슨 마케팅을 하고 해시태그를 넣을 건 아니었다.

따라서 목표를 세우고 내가 한 노력은 아주 심플하다. 그냥 더 자주 올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고, 매일 안 빼먹고 글 쓰고, 쓴 글 중에서 최소 2개를 다듬어서 페북에 올렸다. 5월 한달 동안 특별히 다르게 한 건 없다. 이 3가지를 했을 뿐이다. 잘한 것 같다. 꾸준히 유지하면 계속 좋아요는 올라갈 듯 하다.

못한 것: ‘내 이야기’가 없는 포스팅

몇몇 게시물은 30 이하의 좋아요를 받았다. 크게 평균을 깎아먹었다. 포스팅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낮은 포스팅은 왜 낮을까? 높은 포스팅은 왜 높을까?

형식 측면에선 텍스트, 이미지, 링크 공유가 있었다. 이 중 외부 링크를 공유한 게시물은 평균적으로 좋아요가 낮았다. 페이스북이 아웃링크를 싫어하기 때문에 도달률에서 페널티를 준다고 알고 있다.

물론 백퍼센트는 아니다. 같이 쓴 텍스트가 좋으면 좋아요가 꽤 눌리기도 한다. 그래도 많아야 60개 정도가 한계다. 외부 링크는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하더라도 이미지를 따로 올린 다음, 텍스트 링크를 첨부하는 방식을 쓸 거다.

내용 측면에선 중요한 변수가 하나 있었다. 바로 ‘내 이야기’가 얼마나 많이 들어있는지다. 사람들은 ‘나’를 주어로 쓴 내용을 좋아한다. ‘요즘 A 회사가 잘 나간다고 한다’는 약하다. ‘나는 이 회사가 잘 될 것 같다’ 혹은 ‘내가 이 회사 제품을 써본 적이 있다’는 이야기가 더 힘이 있다.

아웃스탠딩 기사체로 그냥 기사 요약을 쓰면 좋아요가 낮다. 내 의견 없이 남의 글에 대한 감상만 쓰면 좋아요가 낮다.

반대로 말하면, ‘내가 아 SNS에 이런 것까지 올려야 하나. 쪽팔린데’라는 생각이 안 들수록 좋아요가 높다. 특히 블록체인 판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담 (많이도 아니고 아주 약간)을 섞거나, 직장인이 되고 달라진 소비 생활을 쓴 콘텐츠들이 좋아요를 많이 받았다.

깨달았다. 사람들은 남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자기는 굳이 공개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지만, 누군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느낄 때 좋아요를 누르는 게 아닐까 싶다.

시도할 것: 가장 사적인 글 올리기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란 결국 관심과 공감이다.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싶다면, 더 솔직해져야 한다. 즐겁고 자랑할 만한 일을 솔직하게 말하긴 쉽다. 하지만 요즘 내 고민, 내 약점, 내 가치관, 내 판단 같은 주제는 보통 사람들이 잘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그걸 진정성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한 블로그에서 본 글이다.

> 소셜 미디어에서 영향력은 진정성에서 온다. 글의 진정성은 어디에서 느껴지나?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드러낼 때 나타난다. > >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자신 이미지 관리 정도로 사용을 많이 한다. 글쓰는 당사자의 진짜 모습을 솔직히 드러내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지 않은 것 같다. > >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살아가는지? 살면서 느끼는 내적 갈등은 무엇인지? > > 고뇌에 대한 부분은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삶을 포장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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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기름붓기를 창업한 이재선님도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기 위한 첫번째 습관 으로 ‘사적인 것에서 시작하라’는 말을 했다.

>새로 들어온 마케터들에게 ‘공감이 가는 카피를 써야 한다’고 말하면, >대부분 ‘아주 뻔하고 당연한’ 문장들을 써냅니다. >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 >공감이란, 너무나도 당연하고 뻔한 무언가가 아니라, 오히려 아주 아주 개인적이고 사적인 것에서 나온다는 것이죠. >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 말입니다. 영화계의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으로부터배운 한 문장이라며 언급했죠. > >저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으로서 이 말이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감을 끌어내는 비결은 아이러니하게도 ‘완전히 사적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바나나 우유를 팔아야 한다면, 바나나 우유 참 맛있죠? 라는 글을 쓰면 안 된다. 내가 어떤 순간에 바나나 우유가 끌렸고, 바나나 우유와 관련된 나만의 기억은 없는지를 글로 옮겨야 한다. 그러다보면 참신하면서도 끄덕여지는 문장이 나오게 된다.

이번 달엔 더 개인적이고 사적인 글을 쓸 거다. 오그라들고 쪽팔리는 글을 올리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어떤 기억이 있는지. 어떻게 평가하는지 등등.

솔직히 이 다짐을 쓰면서도 거부감이 든다. 아직도 글을 올리고 나면, 누군가의 심기를 건드린 건 아닐까 하고 심장이 벌렁거린다.

하지만 그 거부감도 올리다보면 익숙해지더라. 무엇보다 목표를 세웠으면 체면이고 뭐고 따질 게 뭐가 있나. 나중에 부담스럽더라도, 해보고 그만두면 되는 거다.

결론. 정리해보자.

  • 매일 글 쓰고, 다듬어서 올리는 걸 계속한다.
  • 더 사적인 글을 올린다.

6월달엔 ‘공감’을 더 많이 가져오겠다. 그럼 이만.


[5주 후 - 업데이트]

  • 좋아요 평균 100개는 달성한 주도 있고, 못한 주도 있다. 월 평균으로는 달성하지 못했다.

  • 하지만 그래프 자체도 꾸준히 우상향했고, 계속 좋아요를 누르는 Audience가 증가한 것은 충분히 의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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