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영상을 재밌게 본 이후, 장강명 작가 다른 인터뷰도 찾아봤다.

저번에 영상을 재밌게 본 이후, 장강명 작가 다른 인터뷰도 찾아봤다. 커리어 롤모델을 묻자 무라카미 하루키를 꼽았다. 작품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 하루키. 이런 장인정신을 보면 감탄이 나오지만. 꼭 이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생극도.

2020. 10. 11·published i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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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영상을 재밌게 본 이후, 장강명 작가 다른 인터뷰도 찾아봤다. 커리어 롤모델을 묻자 무라카미 하루키를 꼽았다. 작품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 하루키. 이런 장인정신을 보면 감탄이 나오지만. 꼭 이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생극도.

💬요즘은 무라카미 하루키를 보면서 나도 저런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요.

예전에는 ‘투 무라카미’라면서 무라카미 류와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슷한 비중으로 언급하곤 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두 작가의 위상이 달라졌죠. 저는 그 계기가 <노르웨이의 숲>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몇번이나 읽었고, 대단히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작품은 그냥 나온 게 아닙니다. 하루키가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발표한 게 1985년인데, 이듬해인 1986년 하루키는 느닷없이 일본을 떠나 남유럽으로 갑니다.

한창 강연과 TV 출연 요청, 원고 청탁으로 바쁘게 지내던 때였습니다. 자신이 이대로 늙어가는 것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고 해요. 하루키는 그렇게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그리스, 이탈리아 등지로 떠나 틀어박혀 글을 썼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노르웨이의 숲>입니다. 책이 분량이 꽤 많아요. 원고지 3,000매쯤 될 겁니다. 이만큼 쓰려면 아무리 빨리 써도 굉장히 몰입해서 1년, 약간 호흡을 길게 하면서 써도 2년은 걸립니다. 그 시간 동안 하루키는 다른 제안을 다 뿌리치고 오로지 자기 목표를 향해 간 거죠.

하루키 역시 일본을 떠나면서 불안했을 거예요. 신작 발표 안 하고,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매스컴에서 다뤄주지 않으면 금방 잊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 당시 하루키의 입지라는 게 대단한 것도 아니었어요.

하지만 하루키는 즐거운 섬에 안주하지 않고 닽을 올려 바다로 나아갔습니다. 북극성으로요.

그리고 그 선택은 옳았습니다. <노르웨이의 수>을 본 독자들은 다들 놀랐죠. 이전까지 하루키가 써왔던 작품과는 내용도 스타일도 완전히 달랐으니까요. 36개국가에서 1000만부가 팔렸습니다.

단순히 판매량이 문제가 아니라 이전까지 하루키가 썼던 글과는 다른 차원의 성취를 거둔, 놀라운 야심작입니다. 하루키는 그렇게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대외 활동은 별로 안 하는 듯한 모습이죠.

반면 무라카미 류는 뭐랄까, 재능을 여기저기 흩뿌린 느낌이죠. 물론 소설가로도 대단한 위치에 올랐지만, 그 외에 한 일이 정말 많아요. 영화감독에 공연기획도 하고 토크쇼 사회자도 되었다가 라디오 진행도 맡고,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고, 미식탐방도 하고.

하지만 이젠 하루키와 류를 소설가로 동급에 놓는 것 같진 않습니다. 저도 이것저것 과외활동을 많이 벌여서 고민이 많네요. 그래서 한창 바쁘고 불안할 시기에 과감하게 문학적 승부수를 띄운 하루키가 더 멋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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