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을 조금 늦게 했다.
퇴근을 조금 늦게 했다. 저녁은 못 먹은 상태였다. 가족들은 이미 다 밥을 먹었을 거다. 집 근처에서 저녁을 때우고 들어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뭐 먹지 돌아다녔다. 회기시장까지 들어갔다.
퇴근을 조금 늦게 했다. 저녁은 못 먹은 상태였다. 가족들은 이미 다 밥을 먹었을 거다. 집 근처에서 저녁을 때우고 들어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뭐 먹지 돌아다녔다. 회기시장까지 들어갔다.
회기시장은 우리집과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사이에 있는 작은 골목 시장이다. 예전에는 문방구와 기름집, 떡집, 새마을금고만 있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마치 연남동, 익선동처럼 힙한 가게들이 군데군데 들어서 있고, 마트는 편의점으로 바뀌었다. 시장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많이 달라졌다.
걷다보니 눈에 익은 라면집이 하나 보였다. 레알라면. 간판에 붙은 레알마드리드 로고. 와 저거 중고등학교 때 진짜 많이 먹던 라면집인데? 원래 외대앞에 있었는데 옮긴 모양이다. 독서실 다닐때 맨날 점심으로 먹고 그랬는데… 추억 돋아서 들어갔다.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데 눈 앞에 빼곡한 포스트잇이 들어찼다.학교 주변 분식집 같은 데 보면 꼭 이런 거 있다. 포스트잇이나 매직같은 거 두고 낙서하라고. 다들 그렇게 뭘 남기는 걸 좋아한다. 살펴보니 대부분 경희대생이랑 근처 중고딩들이 쓴 것 같다.
나름 아무말 대잔치를 보는 재미가 있다.”일주일 동안 레알라면 4번째다” “사장님 친절해요 알바 이뻐요” “내 여자친구는 왜 이렇게 예쁠까?” “성원 찬우 200일~”. “인호 (하트) 민수""핵인싸 ㅅㅈ ㅁㅇ ㅅㅇ ㅎㅈ 왔다감.""00이는 언제쯤 매운맛 먹니” “010-5809-7106 짱뜰사람 덤벼” “학교 다닐 때 많이 왔었는데, 직장인 되어서 또 왔네 맛있따”
유구한 역사가 느껴지네. 한참 들여다보다가 라면이 나왔다. 옛날 맛 그대로였다. 가끔 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