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잠긴 문이 열린다.

굳게 잠긴 문이 열린다. 밖에서 총성이 들려온다. 급박한 상황이지만 로버트는 천천히 방으로 걸어들어간다. 아버지가 침상에 누워있다. 임종을 맞기 직전의 상황이다. 그가 옆으로 다가가자, 아버지는 'dis..' 뭐라고 말을 하려한다.

2020. 03. 22·published i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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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잠긴 문이 열린다. 밖에서 총성이 들려온다. 급박한 상황이지만 로버트는 천천히 방으로 걸어들어간다. 아버지가 침상에 누워있다. 임종을 맞기 직전의 상황이다. 그가 옆으로 다가가자, 아버지는 ‘dis..’ 뭐라고 말을 하려한다.

로버트는 시니컬하게 말한다. “알아요. 제가 아버지를 실망시킨 거. 아무리 해도 아버지처럼 될 순 없었어요.” 그러자 아버지는 힘겹게 고개를 젓고 말한다. “나는.. 네가 나처럼 되려고 한 것에 실망했다” 뜻밖의 말에 눈물을 흘리는 로버트.

건물이 폭발한다. 건물이 무너져내리고, 꿈에서 깬다. 엘리베이터가 낙하하고, 밴이 물속으로 떨어지고, 또 꿈에서 깬다. 아름다운 교차편집으로 파바방! 터지는 킥의 연속. 내가 가장 잊을 수 없는 영화의 한 장면. 인셉션(Inception)의 하이라이트 씬이다.

이 장면에서 소름돋았던 게 오래 기억에 남는다. 로버트-아버지 대화가 나에게 2가지 충격적인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첫째, 무의식 깊은 곳에 심어진 아이디어 하나가 사람의 인생 전체를 바꿔버린다. 로버트가 꿈에서 본 건 “아버지는 나한테 실망한 게 아니었어. 오히려 나 자신의 삶을 살길 원하셨던 거야”라는 생각 하나였다. 대단한 논리도, 이성적 판단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인셉션의 명대사 “Idea is like a virus. Even the smallest seed of and Idea can grow. It can grow to define or destroy you.”가 그대로 겹치는 장면.🙄

둘째, 로버트는 자기가 만들어낸 꿈속에서의 아버지를 본 거다. 코브 팀은 그걸 도와줬을 뿐. 그러니 사실 셀프 인셉션한 거다. 자신 무의식(꿈)에 의미 부여한다. 그리고 새 인간으로 거듭나고, 거대 기업을 쪼개버린다. 현실을 완전히 바꾼 거지.

그러면 뭐가 현실이지? 꿈도 현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걸 내가 인지하지 못한다면? 내가 인생에 부여하고 있는 의미도 어쩌면 무의식이 만들어낸, 또는 누군가 주입한 것일수도 있는 것 아닌가? 왓..?? (혼란의 도가니🤯😱)

영화 다시 보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인셉션은 4번쯤 봤다. 딱 저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0년 지났는데 여전히 심오하고, 재밌고, 기억에 남는 영화.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