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리- 알람이 울렸다.

띠리리- 알람이 울렸다. 몸을 일으켜서 알람을 끈다.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머리는 깼다. 일어나야한다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낀다. 완전히 눕지는 못하고 무릎을 꿇고 웅크린다. 그리고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2020. 02. 29·published i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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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리- 알람이 울렸다. 몸을 일으켜서 알람을 끈다.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머리는 깼다. 일어나야한다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낀다. 완전히 눕지는 못하고 무릎을 꿇고 웅크린다. 그리고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꼭 일찍 일어나야할 이유가 있을까? 오늘 뭘 해야하지? 계획이 뭐지? 아, 오늘 써야할 글이 있지. 집에선 집중이 안 되잖아. 나가서 쓸까? 그것보다 몸이 찌뿌드드한 것 같아. 운동을 밖에 나가서 하고 올까? 아냐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어 나 때문에… 이불에 고개를 처박은 채, 머릿속에서 온갖 분석과 계획을 굴리고 있었다.

생각은 안드로메다까지 간다. 일어나야 할 이유를 생각하다가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까지 걱정하게 되는 거다. 결과적으로 분석과 계획과 생각에 지쳐버린 나는 결국 ‘안 한다’. 아 모르겠다 하고 그냥 다시 누워버렸다.

오늘 아침 일이다. 결국 1시간을 더 잤다. 일어나서 내가 정말 웃기다고 생각했다. 그냥 그 생각할 시간에 일어났으면 되는데.

고민되고, 상황이 복잡하고, 할 일이 많고,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을 때가 있다. 인생의 많은 순간이 그렇다. 하다못해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는 데도 그러니까. 중요한 건, 생각을 하고 앉아있으면 행동을 못 한다는 거다.

엄청 어질러진 집이 있다고 치자. 청소를 해야 한다. ‘어디가 어떻게 어질러져있지?’ ‘왜 이건 여기 있는 거지?’ ‘어떤 것부터 어떤 방법으로 치워야 하지?’ 이렇게머리를 굴리기 시작하면, 청소를 제시간에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생각에 내 에너지를 다 써버리기 때문이다.

이럴 땐 생각을 안하는게 최선이다. 계획? 분석? 필요없다. 어지러운 걸 뭘 분석하고 있어. 일단 쌓여있는 옷부터 옷걸이에 걸어야한다는 건, 너무나 명확하다. 의심의 여지 없이 해야 하는 일이 있다. 그거 하나만 잡는다. 생각을 멈춘다. 그냥 한다.

옷을 처리하고 나면, 집의 카오스가 조금 줄어든다. 이제 할 일이 조금 더 쉽게 보인다. 다음 눈에 보이는 걸 바로 치운다. 결과적으로 가장 빠르게 치울 수 있게 된다.

난 항상 생각이 앞선다. 모든 할 일을 리스트업해서 우선순위를 매긴 다음,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하려고 한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면 맞는 방법이긴 하다.

하지만 결과는? 고민만 하다 아무것도 못한다. 그래서 늘 하는 다짐이지만 오늘 또 해본다. 쉬운 것부터, 눈 앞에 있는 것부터. 생각하지 말고, 그냥 좀 하자. 제발.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