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캠프 후기 마지막편.
명상 캠프 후기 마지막편.
명상 캠프 후기 마지막편. “마지막으로 물어보고 싶은게 있습니까?” 선생님이 물으셨다. “마음을 닦았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내가 묻자 선생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나가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흐-뭇한 마음이 피어오를 겁니다.” 기대한 답은 아니었다. 하지만 흐뭇하다는 말의 어감이 좋았다.
정말로 나가자마자 나는 무언가 달라진 걸 느꼈다. 세상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평범한 골목길을 봤다. 평소라면 신경 안 썼을 거다. 거기에 한참 눈길이 갔다. 내 걸음걸이도, 말도 조금씩 느려졌다.
마치 마음 속 흙탕물이 가라앉은 것 같았다. 흙탕물인줄 몰랐다. 그 속에서 ‘안보여!’ 하고 살아왔다. 닷새간 가만히 앉아있자 흙들이 바닥에 착 가라앉았다. 물이 맑아졌다. 시야가 넓어졌다. 말하자면 그런 느낌이었다.
지하철 문이 열리고, 타는 사람이 먼저 들어올 때가 있다. 평소엔 마음속으로 짜증이 났다. 속리산에서 올라오던 그날도, 열리자마자 타는 사람이 있었다. 근데 하나도 짜증이 나지 않았다. 진짜다. 자연스럽게 아무 감정도 안 올라왔다. 그런 나 자신을 알아차리고, 깜짝 놀랐다.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난다.
정확히 하루 뒤. 올라오는 길에 느꼈던 그 오묘한 평화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출근하자 밀린 일이 쌓여있었다. 각종 사건이 터졌다. 정신없이 일을 했다. 휴대폰은 다시 느려졌다. 골목길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먼저 타는 사람한테 짜증이 났다.
하지만 그 ‘느낌’은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운동에 비유해보자. 헬스 초보가 있다.하루 30분 깔짝깔짝 운동을 한다. ‘뭐야, 헬스 해봤자 달라지는 것도 없네’ 생각한다. 그러다 5일간 빡세게 PT를 받는다. 그리고 나서 ‘이게 진짜 운동하는 느낌이구나’ 하고 깨닫는다. 그 5일로 몸이 바뀌진 않았다. 하지만 진짜 운동의 기쁨과 고통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명상 캠프는 정신 PT였다. ‘명상을 제대로 하면 어떤 느낌이구나’를 알게 되었다. 물론 내 일상은 여전히 평화와 거리가 멀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그 느낌을 일상에 계속 끼워넣고 싶었다. 명상을 꾸준히 하기 시작했다. 오늘 431번째다. 그렇게 매일 아침 명상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이야기. 후기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