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캠프 후기 2편.

명상 캠프 후기 2편. 푸른누리(이 명상센터의 이름) 시간표는 이렇다. 새벽 4시에 일어난다. 아침 명상을 2시간 한다. 6시에 아침을 먹는다. 오전 명상을 한다. 11시에 점심을 먹는다. 오후 명상을 한다. 저녁은 거른다. 정비 시간을 가진 뒤 저녁 8시반에 잔다. 한 마디로 줄이면 잠, 밥 빼고 하루 종일 명상한다는 뜻이다.

2020. 02. 23·published i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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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캠프 후기 2편. 푸른누리(이 명상센터의 이름) 시간표는 이렇다. 새벽 4시에 일어난다. 아침 명상을 2시간 한다. 6시에 아침을 먹는다. 오전 명상을 한다. 11시에 점심을 먹는다. 오후 명상을 한다. 저녁은 거른다. 정비 시간을 가진 뒤 저녁 8시반에 잔다. 한 마디로 줄이면 잠, 밥 빼고 하루 종일 명상한다는 뜻이다.

말을 하지 않는다. 선생님에게는 질문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나 외에도 8명 정도의 사람들이 더 있었다. 하지만 말은 끝까지 한 마디도 못해봤다.) 선생님이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는 말을 하러 온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러 온 겁니다”

개량 한복을 입으신 선생님은 우리말을 사랑하셨다. 시간표는 하루살이표. 명상은 마음닦기. 중요하다는 종요롭다. 보통 쓰이는 한자말, 일본말, 외래말을 모두 우리말로 바꿔놓으셨다.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 한자어에 너무 물들었다면서.

첫날엔 이 모든 게 낯설었다. 선생님은 모든 설명을 천천히, 띄엄띄엄, 간단하게 했다. 여전히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가 잘 안 됐다. 그러나 뭐가 되었든 복잡할 것은 없어보였다. 입을 닫고 기다렸다. 내가 여기까지 내 발로 찾아왔으니, 시키는 대로 하면 되겠지.

‘어떻게든 되겠지.’ 마음을 그렇게 먹자, 여유로워졌다. 산 속은 정말 고요했다. 흔한 새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그게 정말 좋았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서울의 번잡함, 인터넷, 전화, 해야할 일.. 아무것도 없었다. 핸드폰과 지갑을 맡기는 순간에 이상한 희열마저 들었다. 그 모든 게 반가울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는 삶에 지쳐있었던 것 같다.

묵언도 나를 홀가분하게 만들었다. 신기했다. 분명 같은 공간에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굳이 말 걸 필요도 없고, 친절을 베풀 필요도 없다. 서로 없는 사람처럼 굴었다. 그저 조용히 시키는대로 밥 먹고 잠자고 명상을 할 뿐이었다. 하루종일 말을 하지 않으니까 마음이 가라앉았다. 생각이 느려졌다.

아나빠나 명상을 배웠다. 아나빠나는 들숨 날숨이라는 뜻이다.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이다. 선생님은 15분 정도 짧게 설명을 하셨다. “마음닦기란 운동과 같아서 방법을 설명하는 사람들이 각자 하는 말이 조금씩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몸으로 깨닫는 것이지요” 고요하고 어스레한 한옥방 안에서 그렇게 하염없이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이 시간이 나를 얼마나 변화시킬지는 전혀 모른채. (다음에 계속)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