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집이다.

여기는 중국집이다. 사람이 많다. 저녁 시간대 잠실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현기증 날 정도다. 젊은 부부(로 추정되는) 둘이 내 옆에서 깐풍기 하나, 짬뽕 하나를 나눠먹고 있다. 내가 옆자리에 낑겨들어가 앉자, 옆에 두었던 옷을 주섬주섬 추스린다. 날이 추우니 사람들 외투도 푸짐하다.

2020. 01. 18·published in Instagram

여기는 중국집이다. 사람이 많다. 저녁 시간대 잠실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현기증 날 정도다. 젊은 부부(로 추정되는) 둘이 내 옆에서 깐풍기 하나, 짬뽕 하나를 나눠먹고 있다. 내가 옆자리에 낑겨들어가 앉자, 옆에 두었던 옷을 주섬주섬 추스린다. 날이 추우니 사람들 외투도 푸짐하다.

아이와 같이 온 가족도 보인다. 딸이 패션을 아는 것 같다. 파란 비니에 호피무늬 외투, 형광색 양말과 분홍색 신발을 신었다. 야구모자를 쓰고 수염을 기른 외국인도 보인다. 옆 쪽 주방에서는 직원들이 중국어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린다. 짜이짜이 라이라이. 인테리어도 완전 중국풍인데 사운드까지 이러니 진짜 중국같다. .

5분 정도 앉아있다가 기다리던 약속 상대가 왔다. 병길이형이다. 쇼핑백에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왔길래 이게 다 뭐냐고 물어봤다. 퇴사한다고 짐 정리 중이라고 한다. . 형은 한국판 에콜42라는 곳에 곧 입학한다. 에콜42는 유럽에서 시작한 SW교육과정이다. 왜 하필 42에요? 하니까 너드들이 좋아하는 SF 책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에서 위대한 존재가 있는데 뭔가 중요한 질문에 42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무슨 의미인지 설명도 없는데, 어쨌든 공대생들이 좋아하는 숫자라고 했다. 그 공대생들도 신기하고, 그걸 다 알고 있는 이 형도 신기하다. 역시 걸어다니는 나무위키.. . 들어보니 에콜42엔 선생도 수업도 없다. 대신 학생들끼리 서로의 과제를 봐주도록 강제한다. 한마디로 과제만 줄테니 옆사람에게 배우라는 거다. 온라인이 아니고 무조건 정해진 교실의 컴퓨터에서만 공부할 수 있다. 재밌네. 진짜 유럽식이다. 네덜란드 교환학생 시절이 떠올랐다. 나중에 여기 학생들 인터뷰 기사 써봐야겠다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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