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이 있지만 없는 듯이
‘와 부지런하네 ㄷㄷ’ 매일 글을 쓴다는 걸 알면, 보통 이런 반응이다.
근데 부지런함은 핵심이 아니다. 사실 매일 글쓰기는 마인드 컨트롤 싸움에 가깝다. 늘 다른 상황, 다른 컨디션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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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쉽게 쓰려면 긴장을 풀어야 한다. 나중에 고치면 돼. 똥글이라도 괜찮아. 거침없이 써야 한다. 어떤 마감도 의무도 (사실 있지만) 없는 것처럼. 편안하게.
그렇게 쓴 쓰레기들을 덜어내고 고친다. 공감 가고 참신한 글이 나온다. 고통도 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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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듯한 것’을 짜내고, 각 잡으려 하면 망한다. 나도 자주 그런다. 두세 문장 쓴다. 이게 말이 되나.. 무슨 의미인가.. 이걸 거창한 주제와 연결할 수 없나.. 고민한다. 괴로워한다. 다음 2~3문장을 쓴다. 또 고민한다.
이렇게 몸에 힘 꽉 주면, 될 글도 안 된다. 백퍼 No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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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쉽다. 실천은 무진장 어렵다. ‘매일’이다. 어떤 날은 할 일이 산더미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 밤 11시 30분에 안 쓴 걸 깨달은 날도 있다. 20분 안에 쓰고 발표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편안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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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헬기 레펠 같다. 잘하려면? 스킬도 물론 중요하지. 근데 더 중요한 건 11m 위로 올라가서 쫄지 않는 거다. 배운 대로 침착하게 하는 거다. 그게 졸라 어렵다. 헬기에서 밑을 내려다보면 본능적으로 몸이 오그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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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비슷하다. 맨날 써도, 불안이 밀려온다. 매일 쓸 때는 더더욱 그렇다.
‘내 글은 아무도 보지 않는다…’ ‘시간 많이 남았다…’ 최면을 걸어야 한다. 거짓말이지만, 진지하게.
꾸준히 글을 쓰려면 성실함, 문장력보다 마인드 컨트롤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