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센터 후기 (1) 명상하면 뭐가 달라지나?
여러가지 얘기할 주제들이 있지만, 보통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만 한 것에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아마 명상에 대해 들어보신 적은 있을 테고, 좋다더라 얘기는 한번쯤 들어볼텐데요.
정말 명상을 하면 뭔가 달라지는 게 있을까요?
이 주제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10분 가지고는 안 되겠는 걸명상을 시작한지 6년이 됐는데요. 처음 시작했을 때는 진짜 마음이 힘들었을 때라서 정말 효과를 느꼈었어요. 너무 압박감이 심했을 때라 뭐라도 필요했거든요. 근데 명상을 하고 나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불안이나 걱정이 많이 가라앉는 경험을 했어요. 찾아보니 명상이라는 게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고 효과를 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 후로 꾸준히 해야겠다 싶었죠.
그 후로 몇년 간 명상 앱을 사용해서 하루에 10분, 길면 20분 정도를 했어요.
그런데 제 경험상 하루에 10분 명상하는 걸로는 별 느낌이 없습니다. 특히 내가 아주 마음이 힘들거나, 많이 긴장해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별로 극적인 효과를 느낄 수 없어요. 어느 정도 차분해진 효과를 느낄 수 있겠지만, 크지 않다는 얘기죠.
10분 해서 크게 뭐가 느껴지지 않으니까 최근 1년간은 좀 게을리했습니다.
뭔가 찍먹만 하고 진도가 안 나간 느낌이었어요. 그러다 이번 기회에 명상 코스를 가서 제대로 한번 배워봐야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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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을 오래 하면 어떤 느낌인가제가 갔다온 명상 코스는 10박 11일인데요.
시간표를 보면,
아침에 일어나서 2시간 명상하고 아침 먹기,
아침 먹고나서 쉬었다가 3시간 명상하기,
점심먹고 쉬었다가 4시간 명상하기,
저녁 먹고 쉬었다가 3시간 명상하기
로 이뤄져 있습니다. ㅋㅋ
하루에 10-12시간을 50명의 사람들이 아무말도 하지 않고 명상만 해요.
신기하게도 오래 하면 정말 달라진 느낌이 듭니다.
마음이 어떠한 상태에 도달합니다.
문득 중간중간 느껴지기도 하고, 그 상태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집니다.
묘사를 해보면…
- 일단 짜증이나 화가 잘 나지 않습니다. 센터에 파리가 엄청 많았는데, 갑자기 코에 파리가 붙었어요. 한번도 아니고 계속요. 그럼 평소였으면 에잇에잇! 하고 짜증이 났을 텐데. 크게 짜증이 안 나요.
- 아니면 날씨가 너무 더워서 땀이 난다? 평소에는 등쪽에서 땀이 나는 것만 느껴도 짜증이 났을텐데, 이 상태에서는 별 감정이 들지 않습니다. ‘화가 나지만 참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마음이 별로 흔들리거나 일어나지 않는 느낌. 착 가라앉은 느낌입니다. 사소한 것에 기분이 좋습니다.
- 선선한 바람이 한번 불어서 살짝 땀을 식혀준다. 평소였으면 인식도 못했을 텐데, 그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들뜨거나 즐겁거나 신나지는 않습니다.행동과 생각이 둘 다 느려집니다.
- 몸이 느려지는 것인지 마음이 느려지는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약간 멍하고 굼뜬 느낌인데, 그 덕분에 평화로운 느낌. 급한 것이 없다, 부족한 것이 없다, 위험한 것이 없다는 은은한 느낌.
- 해야하는데 안한 것, 하고 싶은데 못하는 것이 떠올랐을 때도 마음이 불안해지거나 조급해지는 게 덜합니다.
이게 딱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굳이 요약하자면 ‘평정심’이라고 해야할까요.
어떻게 이게 가능한 걸까?근데 참 신기하지 않습니까?
제가 10일 동안 한 건 단순했습니다.
- 말을 하지 않았고,
-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 내 몸에서 무슨 ‘감각’이 느껴지는지 관찰합니다.
- 관찰만 하되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 그렇게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감각을 훑습니다.
이게 끝이에요.
저는 이게 신기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도 이렇게 들어서는 잘 와닿지 않을 거예요. 근데 진짜 경험을 하니까 와닿더라고요.
그냥 앉아서 몸의 감각을 느끼는 것이 나의 평정심을 만들어주고, 불만족을 없애주고, 더 나아가 인생의 고통에서 나오게 해준다니…
이거 그냥 내가 아무것도 없는 곳에 와서, 말도 안하고, 폰도 안해서 그런 거 아니야? 그냥 휴가와서 그런거 아닐까? 정말 명상의 효과일까?
명상하는 과정에서 굉장한 지루함과 허리 고통도 겪어야 했기에 정말 이것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대한 답은 다음 편에 써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