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센터 후기 (3) 감정은 언제 환상인가

2025. 10. 28·published in 1일1글

감정은 감정이다. 내가 뭔가를 느꼈다면, 그것이 감정이다. 진짜 감정, 가짜 감정이 따로 있는가?

하지만 분명히 어떤 감정은 현실을 제대로 보게하고, 어떤 감정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명상이 하는 일은, 우리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도록 하는 감정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감정은 옳고, 어떤 감정은 틀렸는가?

다시 진화를 생각해보자. 감정의 목적은 무엇인가? 과학자들 사이에는 대략의 합의가 있다. 감정의 목적은 생명체가 유익한 것에는 가까이 가고, 위험한 것은 피하도록 하는 것이다.

보통 동물은 ‘음, 이 과일은 탄수화물과 비타민이 풍부해서 나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겠군. 숲에서 이걸 보면 가까이 가서 먹어야겠어’ 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생명체는 그렇게 이성적이지 않다. 그냥 감정을 따를 뿐이다. ‘어, 과일이다. 과일 먹으면 기분 좋다. 먹자’

이러한 판단이 생명체에게 유익했기 때문에, 과일을 먹으면 기분좋음을 느끼는 유전자가 계속해서 전해졌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어떤 느낌이 옳다’는 것은 ‘이 느낌이 이끌어내는 결정이 옳다’는 뜻이다. 정말로 나에게 유익한 것에게 끌리게 만든다면 옳은 감정이고, 나에게 해로운 것에게 끌리게 만든다면 틀린 감정이다.

몸에 안 좋은 정크 푸드를 먹으면 기분 좋은 욕망은 왜 계속 남아있는가? 그것은 감정이라는 본능이 수렵채집 시절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때는 주변에 달달한 것이라곤 과일 뿐이었다. 단 것에 무조건 끌리는 특성은 생존의 관점에서 옳았다.

하지만 우리는 현대에 오면서 달지만 몸에 안 좋은 것을 엄청나게 많이 갖게 되었다. 단 것을 먹고 싶은 감정에 충실하면 대부분 건강에 좋지 않다. 결국 이 감정은 ‘그때는 맞았으나 이제는틀린 것’에 가깝게 되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 또한 감정이 만들어낸 결과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나를 좋게 생각하고 존중하는 것 같으면 기분 좋게 느낀다. 다른 사람이 나를 무시하고 안좋게 보는 것 같으면 기분이 매우 안 좋다.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수렵채집 시절에 인간은 적은 수의 무리와 공동체 생활을 했다. 무리에서 좋은 평판을 갖고 있어야 생존과 번식에 유리했다.

현대에 와서도 이 감정은 계속된다. 우리는 나를 실제로 한번 본적도 없는 사람이, 나한테 욕을 해도 기분이 나쁘다고 느낀다.

내가 오늘 옷을 이상하게 입었다고 생각했을 떄 (실제로는 아무도 신경 안쓰지만) 다른 사람들이 자꾸 나를 보는 것 같이 느낀다.

환경의 변화로 인해서 이제는 더 이상 옳지 않은 여러가지 감정 반응들은 수없이 많다. 그리고 현대인들은 여전히 그런 감정들로 가득 채운 삶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