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나 대신 돈을 낼 수 있는 시대 (2)
웹은 HTTP라는 ‘프로토콜’을 통해 돌아간다. 웹은 서로 다른 수많은 컴퓨터, 스마트폰, 서버가 통신을 주고받는 네트워크다. 이렇게 국제송금도 어렵고 국제전화도 어려운데 유독 인터넷과 웹만은 수많은 전세계의 컴퓨터들이 다 같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신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HTTP라는 글로벌 규칙 때문이다. 마치 내가 무슨차를 타건 무슨 도시를 가건 신호등과 교통 규칙은 똑같고 그걸 따르면 차로 이동할 수 있는 것과 같다. 그 통신의 결과물로 지금 스마트폰과 웹 브라우저는 매글프 서버에서 이 글을 불러와서 마치 원래 내 컴퓨터에 있었던 데이터처럼 보여줄 수가 있다.
프로토콜의 중요한 특징은, (보통) 어떤 앱이라도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마인드인 게 특징이다. 이메일과 모바일 메신저를 생각해보면 된다. 이메일은 전세계 표준 프로토콜 위에서 돌아간다. 그래서 어떤 앱을 쓰더라도 똑같이 이메일 주소를 주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모바일 메신저는 프로토콜로 돌아가지 않는다. (물론 HTTP를 기본적으로 쓰긴 하지만) 메신저 기능 자체는 열려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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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는 기본적으로 어떤 클라이언트가 데이터를 요청하면, 그것을 서버에서 돌려주는 약속이다. x402라고 하는 것은 이 HTTP에 ‘결제’를 추가한다.
클라이언트가 데이터를 요청하면, 서버가 402 응답으로 결제 수단, 금액, 기간을 알려주고 결제를 요구한다. 그러면 클라이언트는 결제를 하고 그 영수증을 첨부해서 다시 데이터를 요청한다. 그러면 서버가 데이터를 준다. 대충 이런 거다.
사실 동작 원리는 구체적으로 알 필요 없는데 여튼 중요한 것은 HTTP 안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HTTP 안에 들어간다니! 웹이라는 절대적인 표준 안에 들어가는 정말 강력하고 엄청난 일이다.
Coinbase라는 회사에서 시작했고 코인베이스는 미국의 가장 큰 거래소이자,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2짱인 USDC와 깊은 관계를 가진 회사다.
Coinbase가 스테이블코인과 결제 수단을 담당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HTTP라는 인터넷 표준 정도의 시스템이라면, 그것을 안정적으로 서빙할 수 있는 글로벌, 고속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래서 올해 9월에는 Cloudflare라는 회사까지 같이 편을 먹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현대 인터넷을 지탱하는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인프라 기업이다. 120개 국에 서버를 가지고 있고, 엄청난 양의 전세계 웹 트래픽을 중개하고, 보안 및 콘텐츠 전달을 대신해준다. (최근에 장애 나서 온갖 앱들이 다 뻗어버렸지만, 그만큼 클라우드플레어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코인베이스가 결제를 맡는다면, 클라우드 플레어는 글로벌 웹 환경에서 그게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다.
이 기업들은 왜 자기들이 소유할 수도 없는 오픈마인드 프로토콜을 비싼 돈 들여서 개발하고 표준화시키려할까? 사회 기부는 당연히 아니고. 그들은 이 x402로 인해서 열리는 결제 서비스와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노리고 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