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넌 뭘할 거야?
이 질문을 근 몇년 간 많이 받는다. 딱히 이상한 일도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나의 특이 발랄한 커리어와 관심사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저 질문에 나 스스로 만족스러운 답을 하기가 참 힘들다. 그 이유는 지금도 내 관심사는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 더 원초적으로는 더 많은 것을 알고 싶고, 더 똑똑해지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린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거기서는 아무리 왜?를 더 물어도 뭐가 나오지 않는다.
나의 생겨먹은 기질인 것 같다. 이 지적 팽창 욕구는 어떻게 관리하고 모아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뭐가 되었든 덩굴처럼 뻗어나갈 수도 있겠지만, 모아서 어떤 모양이라도 만들어내고 싶다. 그래야 먹고 살 커리어도 생기고, 뭐라도 일가를 이룰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요즘에는 조합을 어떻게든 시도해본다. 무작정 이것도 배워보고 싶고, 저것도 배워보고 싶고.. 이렇게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내가 배운 A와 B를 조합해서 뭔가를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해본다.
냉장고에 수많은 랜덤한 재료들이 있다. 얼핏보면 막 산 것 같지만, 사실 쉐프는 거기서도 기가 막힌 조합을 창의적으로 찾아낸다.
예를 들면 나에게는 이러한 관심사/역량 키워드들이 있는데,
글쓰기 / 구조화 / 생각 정리 / 발표 / 말하기 / 지식콘텐츠 / 책
개발 / IT 기술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코칭 / 조직 / 팀워크 / 애자일 / 리더십 / 일 커뮤니케이션 / 심리
산업 / 전략 / 기업 / 비즈니스 모델 / 기술 트렌드
습관 / 건강 / 명상 / 운동
이 중에서
[글쓰기 / 구조화 / 생각 정리]
[개발 / IT기술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해]
이 재료들을 꺼내서 어떻게든 엮어서 만들어보고 있는 요리가 ‘매글프’라고 할 수 있다. 매글프를 개발하면서 글쓰기라는 내 취미를 영업할 수 있어서 좋고 동시에 0부터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어보면서 기술적으로도 많이 배운다.
또 개발을 하면서 시도했던 것들의 기록. 생각들을 개발 일지라는 이름으로 글을 쓴다. 그것 또한 또 다른 방향의 개발 X 글쓰기다.
이런 식으로 ‘개발 X 유튜브’를 시도해보기도 했다. ‘개발 X 커뮤니케이션’의 맥락으로 개발자의 커뮤니케이션 스터디라는 것을 운영하고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해보기도 했다. ‘코칭 X 전략’의 맥락으로 작은 회사의 대표님과 매달 코칭을 하기도 한다.
어떤 것은 잘 되기도 하고, 어떤 것은 나 스스로 감흥이 없어서 접는다. 하지만 그 시도 중에 나도 재미있고 세상도 원하는 것도 있다.
최근에는 익명의 누군가에게 링크드인 컨설팅을 해드렸는데 화려하게 터져서, 채용을 원하는 리더들의 링크드인 컨설팅 프로젝트를 해볼까 하는 아이디어도 있다.
지금은 ‘그래서 넌 뭘할 거야?‘라는 질문에 대답이 아직 만족스럽지 않지만.
아무튼 조합을 계속 엮고 짜나가야 한다. 그러다보면 ‘넌 뭘할 거야?’ 라는 질문에 마음 편하게 대답해볼 날이 올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