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함에 대하여

2025. 12. 16·published in 1일1글

오늘 1:1을 하는데, 재밌는 주제가 나왔다.

‘범근님은 인생의 목표가 뭐예요?’

내가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대답을 했다.

‘나는 매우매우 현명해지고 싶다’

왜 그러냐고 하면 잘 모르겠다. 그냥 그런 욕구가 있다.

나는 인간이 올라갈 수 있는 지성의, 의식의 계단이 있다고 상상한다.

내가 아직 그 단계가 되지 않으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없지만,

올라가다보면 깨닫게 되는 그런 계단.

그걸 올라가서 진짜진짜 현명한 인간이 되어보고 싶다.

(써놓고 보니까 원피스가 뭔지도 모르면서 그것에 목숨거는 낭만 해적 멘트처럼 들린다… 부끄럽지만 일단 좀 더 써보자.)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어떤 정해진 꼭대기에 도달하고 싶은 게 아니다.

현명함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나를 지혜롭게 만드는 활동을 하면서 사는 삶, 여정을 살아보고 싶은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정상은 등산을 위한 수단이지, 정상에 보물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나는 글쓰기가 나를 지혜롭게 만드는 활동이라고 생각해서 좋아한다.

명상이나 운동이나 코칭도 마찬가지로 그렇다.

그런 일로 채운 하루를 보내면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내가 말하는 현명해지고 싶다는

‘그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지’라고 할 때 뜻하는 인간의 성격적 특성이나,

‘그는 현자가 되었다’ 라고 말할 때 뜻하는 어떤 지위 달성이 아니다.

내가 평생 수련하고 향상시켜보고 싶은 역량에 가깝다.

삶이 지혜를 수련하는 과정이라면 뿌듯할 것 같다.


하지만 여기까지의 답변이 스스로 별로 만족스럽지는 않다.

조금 더 나의 개똥철학을 발전시켜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그래서 질문을 좀 바꿔보았다.

‘현명함/지혜란 무엇인가?‘에서

‘지혜롭지 못한 행동은 무엇인가?‘로

지혜가 뭐냐고 물으면 추상적이고 신비적인 답변이 나올 것 같지만,

‘인간이 갖고 있는 지혜롭지/현명하지 않은 부분’은 무엇이고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는가’ 물으면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의식의 흐름으로 덧붙이자면 나는 쓸모있고 구체적일수록, 지혜롭고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지혜롭지 않은 부분 (무지)이란 무엇이 있을까? 막 적어본다.

  1. 소크라테스가 말한 무지: 내가 모른다는 점 (무지)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과신하거나 맹목적이 되는 것
  2. 붓다가 말한 무지: 세상 모든 것이 비어있고 무상하다는 것을 회피하고 살아가는 것.
  3. 실패를 통해 배우지 못하는 것. 실패할 거리를 회피하는 것.
  4. 깊은 사고 대신 자동적인 사고 반응을 사용하는 것.
  5. 감정적인 조절에 실패하는 것. 감정이 폭발하거나 셧다운.
  6. 내 자아를 먹이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실제를 회피하거나 속이는 것.
  7. 대다수의 생각에 맞춰가는 것 …

이 주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을 붙여서 마저 적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