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2025. 06. 18·published in 1일1글

요즘도 짬을 내어 열심히 공부를 한다. 개발하면서 어려웠던 것도 있고. 요즘 관심 주제인 웹/리액트 주제도 보고 있다. 노션에다가 짧은 문서로 계속 적어놓고 있다. 내용은 빈약하지만 그냥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냐라고 하면 할말은 없다. 결국 내 욕심이다.

FE 전환도 왜 하냐고 하면 ‘제품을 다룰 기회’ ‘웹이 대세’ 등 명분은 많다. 하지만 결국 파고파고 들어가면 그럴 이유까지는 없다.

‘그냥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게 재미있어서’가 진짜 이유가 아닌가 싶다. 사실 공부를 하기 위해 명분을 만들어내는 감이 없지 않다.

컨설팅 가려다가 때려치고 창업을 하거나, 창업을 하다가 때려치고 기자를 하거나, 기자를 하려다 때려치고 개발을 한 것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너무 재미있다’는 점이 적잖이 영향을 미쳤다. (물론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었지만.)

학교 다닐 땐 내가 공부를 좋아한다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았다. 하도 시키니까 더 하기 싫다는 생각만 했을 뿐이다. 남들 다하는 공부 열심히 하는 건 별로 멋있는 것도 아니라고 그 시절에 생각했다.

대학교에 가서도 수업은 열심히 안 들었다. 남들 열심히 학점 딸 때 나는 간신히 3.0만 넘겨서 졸업했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에 나는 ‘다른 공부’를 하고 있었던 거 같지만) 아무튼 주변에 다 공부 열심히 하는 애들이 있었고 내가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환경은 못 됐다.

하지만 20대가 지나고 30대가 왔다. 이제는 공부하라고 시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끊임없이 공부해야한다는 생각을 한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그냥 똑똑해지고 싶고 이것저것 잘하고 싶고 더 세상을 이해하고 싶다.

솔직히 괴롭기도 하다. 조금 여유가 생기면 ‘요즘 공부가 부족했다’ ‘이것도 공부하고 싶다’라는 집착들이 쑥쑥 올라오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하면 집에 있는 사람은 코를 막고 ‘으 선비 냄새-‘라고 한다.)

관찰 결과 30대가 되고 연차가 쌓이면 생각보다 ‘공부’를 하는 사람이 잘 없다.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냥 그렇다. 사회 초년생 때는 불안하니까 다들 열심히 공부를 한다. 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안정적인 직장, 커리어를 이룬 뒤에도 그러기는 정말 쉽지 않다. 이미 내가 가진 스킬을 잘 쓰기만 해도 되기 때문이다.

여러 회사를 거쳐왔지만, 일을 잘 하는지 열심히 하는지와 상관없이, 대부분은 사회초년생 때 한 공부를 가지고 거의 평생을 써먹는 것 같다.

어쩌면 이제 내가 두각를 보여줄 때가 아닌가라는 웃긴 생각이 든다. 다 열심히 자기개발하고 공부하던 시절에는 별 티가 안났지만. 나는 죽을 때까지 공부를 안 놓을 자신이 있다. 아마 40-50대에는 티가 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