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의 포스팅을 보고 드는 생각
6년 전, 나는 내가 만들고 이름지은 회사를 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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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 포스팅을 보니 여러가지 기억들이 떠오른다. 사실 이 썰을 풀자면 할 얘기가 많다. 왜 창업을 해놓고 빈손으로 퇴사했는가. 애초에 왜 창업을 하게 되었고 왜 블록체인 판에 뛰어들게 되었는가. 그리고 왜 2019년 이후로는 쳐다보지 않았는가. 왜 그때 비트코인을 사지 않았는가 (?) 퇴사를 하기까지의 수많은 갈등과 고민들은 무엇이었는가.
하지만 너무 기니까 줄이고. 정말 중요한 점은 저 시점이 내 인생 나름의 터닝 포인트였다는 점이다.
사실 저 포스팅을 올릴 때는 정말 상상도 못했다. 내가 아웃스탠딩 1.5년, 리디 1년, 콴다 3개월, 부트캠프 6개월, 토스 2.8년을 거쳐서 여기까지 올 줄은.
그렇지만 저 때 생성된 나에 대한 생각, 가치관들이 지금까지의 길을 만들어낸 것은 확실하다.
나는 저 시기에 정말로 글을 많이 썼다. 왜냐하면 고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난 원래 고민을 많이 하는 진지충이다. 하지만 저때만큼 많이 절박하게 고민한 적은 별로 없다. 그냥 고민이 너무 많으니까 어떻게든 정리해보려고 글을 썼다.
하지만 그 글쓰기를 통해서 그전까지의 내 인생을 많이 돌아볼 수 있었다. 경험을 복기하는 글을 많이 썼기 때문이다.
2018년, 2019년은 내 인생에 다시 없을 신기한 경험을 많이 한 시기였다. 아무것도 없는 회사들이 붕붕 떠올라서 유니콘이 되는 것을 보았고. 그것을 보고 우리도 따라잡으려고 어푸어푸 헤엄쳤고. 갑자기 직원을 6명씩 뽑아도 보고, 그 뽑은 직원을 내보내도 봤다.
돈을 벌려고 컨설팅 프로젝트 1개 투입되는 척하면서 3개를 동시에 돌리기도 했고. 강남의 고시원 같은 방에서 공동창업한 친구들과 숙식도 해결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어떻게든 블록체인 인싸들의 파티에 끼여 명함도 나눠주고. 우리 회사 소개멘트를 입이 부르트도록 연습해가서 있어보이는 척을 했었고. 그리고 나서 회사에 돌아와보니 월급 줄 현금이 없어 한달 동안 월급을 못받은 경험도 했다.
그 경험을 겪을 때는 막상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약간의 갈증도 느껴졌던 것 같다. 퇴사가 결정되고 나서 나는 미친듯이 글을 써내려갔다. 그 모든 경험과 거기에 대한 내 반응들이 어떤 의미였는지 찾으려고 노력했다. 다음에 뭘해야하지? 라는 불안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문단과 함께 나에 대한 결론도 하나씩 쌓아나갔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내가 왜 신나서 이 창업에 뛰어들었는지. 그리고 나서 뭐에 진절머리가 났는지. 나는 뭐가 부족했고, 무엇을 잘하는지.
- 나는 어려운 것을 쉽게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 다른 사람들이 내 말을 듣고 재밌어하고 아하 하고 이해하는 순간에 희열을 느낀다.
- 미래를 파는 것보다 현재의 무엇을 뭔가 만들어내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이 같은 꿈을 꾸는 스타트업계의 사람과 분위기 사이에 있고 싶다.
그런 힌트를 하나하나 모아서 글로 만들었다. 어디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언어화를 하면서 나라는 인간에 대해서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전까지는 그냥 취미였던 글쓰기가,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될 수 있는지 실감한 때였다.
그러다 우연히 아웃스탠딩이라는 IT미디어의 기자 채용 공고를 보게 됐다. 나는 인생에서 기자라는 직업은 한번도 꿈꿔본적이 없었기에 평소라면 그냥 흘렸겠지만. 방금전에 말했던 나에 대한 힌트와 이 공고가 너무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원했는데 덜컥 붙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