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를 잘 하지 않는 이유
매일 글쓰기 9일 차
후회를 잘 하지 않는 이유
올해 가장 잘한 것을 썼으니, 다음으로 올해 가장 후회하는 일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글감이 별로 생각이 나지 않아 한참을 고민했다. 나는 평소에 후회라는 감정을 잘 느끼지 않는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후회는 가지 않았던 길이 ‘정답’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나는 인생이란 어떤 목표점을 향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정답’이나 ‘최단 거리’에 별로 집착하지 않는다. 인생이란 목표를 향해 가는 ‘여행’이다. 파리에 최대한 빨리 가기 위해서 유럽 여행을 하는 사람은 없다. 여행자는 파리를 향해가지만, 가는 동안의 풍경을 즐기려고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옛날부터 이 가치관이 강하게 박혀있었기 때문에, 나는 어떤 길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굳이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더 나은 길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에서 얼마나 재미를 느끼고, 얼마나 풍요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나는 믿는다. 어떤 경험을 해도 거기서 내가 배운 것, 느낀 것을 보려고 한다. 애초에 가지 말았어야 한다고 후회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 있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에 나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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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면 과거나 현재에 대한 생각보다는 미래에 대한 계획이 훨씬 많다. 하루에 내가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지금부터 뭘 해야 하지?’다. 이건 가치관보다는 타고난 기질에 더 가깝다. 나는 하루가 늘 영(0)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걸어온 길보다는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에 더 집중한다. 성격검사를 해보면 ‘미래지향적’이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후회를 별로 안 하는 것 같다. 물론 이게 항상 좋은 건 아니다, 뭘 해야 할지를 생각하다 보면 ‘현재’를 놓쳐버리기 십상이다. 이 얘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해봐야겠다.
나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은 참 어렵다. 이 짧은 글을 쓰면서도 내 행동의 원인에 대해서 오랜 시간 고민을 해야 했다. 하지만 뒤엉킨 생각을 계속 들여다보며 ‘얘는 어디서 나왔을까’라고 고민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라는 존재의 복잡한 심리를 약간 더 이해할 수 있다. 머릿속이 조금 명쾌해지고 인생의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