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잘한 일

매일 글쓰기 8일 차

2018. 11. 08·published in Brunch
창업, 불확실성, 올해

올해 가장 잘한 일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는 창업이다. 내가 세운 회사에서 일하는 건 내 인생 계획에 전혀 없던 일이었다. 그런데 십중팔구는 망한다는 그 창업을 했고, 열심히 회사를 키워나가고 있다.

디콘은 재밌을 것 같아서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비롯됐다. 그냥 프리랜서 개념으로 하던 중에, “이거 뭔가 되겠다” 싶은 느낌이 들었다. 진지하게 팀원들과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창업에 대한 확신이 별로 없었다.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하고 싶긴 했지만, 훨씬 나중 일이 될 거라고 막연히 상상했다. 이전 회사에서 대표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했는지를 봤기 때문이다. 조직의 성장은 창업자의 그릇과 직결된다. 그래서 창업은 더 경험이 쌓이고 성장했을 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민을 많이 했다. ‘대표를 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이게 잘 될지도 모르겠고, 내 능력도 부족하고, 나는 아직 어리고…’ 이런 고민을 몇몇 지인들에게 털어놓았다. 그 대답 중 나의 머리를 친 말이 있었다. “네가 지금 뭘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는데?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도 네가 잃을 건 없잖아.”

그 말을 듣고 ‘Go’로 결정을 했고, 지금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일하는 게 즐겁기 때문이다. 여전히 회사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은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대가로, 내 삶의 운전대를 쥐게 되었다. 남들이 버스나 기차를 타고 목적지로 향할 때, 나 혼자 네비도 지도도 없는 차를 타고 달리는 느낌이다. 버스나 기차는 안전하고 확실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내 자동차는 불안하지만 자유롭고 신난다. 내가 내 일을 한다는 묘한 즐거움이 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안정적인 삶이 좋은 삶이라고 배워왔다. 많은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쓴다. 하지만 불확실성을 포용하고 보니, 내가 그동안 불확실성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불확실성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다.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대가로 세상은 보상을 준다. 게다가 마크 주커버그의 말처럼, 장기적으로 볼 때 진짜 위험은 오히려 불확실성을 감수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창업을 2018년에 제일 잘한 일 중 하나로 꼽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