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빵을 먹으면서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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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빵을 먹으면서 든 생각
경주에 놀러 갔다. 경주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단체로 수련회를 갔던 게 마지막이었다. 이번에는 그때 보지 못한 다양한 풍경과 놀거리들을 즐기고 왔다.
경주는 경주빵이 유명하다. 경주에 온 여행객이라면 꼭 한 박스씩은 사간다. 나도 사먹고 왔다. 빵보다 팥이 훨씬 많이 들어 달착찌근했다. 맛있게 먹고 나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경주빵은 왜 이렇게 ‘특별’할까? 경주빵의 원래 이름은 황남빵으로 경주시 황남동에서 처음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해서 유명해졌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경주에 왔다고 해서 경주빵이 특별할 것은 없다. 팥 하고 빵이 경주에서만 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큰 맛 차이가 있지도 않다. 특별히 경주에서만 경주빵을 파는 것도 아니다. 온라인으로 주문해도 하루면 온다. 사실 어디서든 먹어볼 수 있다.
경주빵을 먹은 것이 추억이 되는 이유는 진짜로 경주빵이 특별해서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주에는 경주빵이 유명하다’라는 이야기를 머릿속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경주빵은 특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의미 부여를 하기 때문에, 경주빵을 먹은 기억은 추억이 된다. 다시 말하면, 어떤 대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 대상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특별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으면, 이런 의문이 든다. 만약 많은 사람들이 가진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혼자 이야기를 부여할 수 있다면, 일상이 특별해질 수 있지 않을까? 왜 우리가 매일 접하는 것들은 특별하지 않은 걸까? 웃기는 비유긴 하지만, 회사 앞에 아무 빵집에서 빵을 먹더라도 이건 ‘역삼동에 오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엄청 특별한 빵’이라고 생각한다면 내 일상생활은 훨씬 더 생기가 넘치지 않을까?
‘일체유심조’. 나는 이 말을 무척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이 돈과 시간을 많이 벌어서 특별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특별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경주’를 찾아갈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평범한 빵도 ‘경주빵처럼’ 먹을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경주빵을 먹으며 잠깐 생각해본다.